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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빈 변호사 칼럼> 27-직장내 괴롭힘 불법입니다.


CBN뉴스 기자 / 입력 : 2025년 05월 01일
 
↑↑ 유수빈 변호사
ⓒ CBN뉴스 - 경주 
[유수빈 변호사] 요즘 직장인들 사이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키워드를 꼽자면 단연 “직장 내 괴롭힘”일 것입니다.

몇몇은 “그 정도는 예전엔 당연했어.”, “일하려면 다 참고 견뎌야지”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법의 시선은 다릅니다.

괴롭힘이 단순한 인간관계의 문제가 아닌, 형사상 책임 또는 민법상 손해배상 책임을 수반하는 ‘불법행위’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직장 내 괴롭힘, 법이 정의합니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2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 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는 직장 내 괴롭힘이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직장 내 괴롭힘은 단순한 무례나 감정싸움이 아닙니다.

상사의 위치를 이용해 지속적인 언어 폭력, 조롱, 배제 등을 일삼았다면 이는 명백한 불법행위에 해당하며, 사망이라는 극단적 결과로 이어졌다면 회사도 배상책임을 질 수 있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입니다.

<직장 내 괴롭힘 사례 소개>
상사가 반복적이고 공개적인 모욕, 무시, 소외 행위를 한 것에 대해 유족 측이 손해배상청구를 한 사안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생각이 있냐”, “공부 못 해서 그런 대학 갔냐”, “회사에 놀러 나왔느냐”는 발언을 회의 석상에서 공개적으로 반복했다는 사실은, 가해자 본인은 사소하게 여겼을 수 있으나, 피해자에게는 지속적이고 심각한 정신적 압박이 되었습니다.

피해자는 점점 위축되었고, 결국 우울증 진단을 받고 2022년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되었습니다. 법원은 피해자가 정상적인 판단을 할 수 없는 상태로까지 내몰렸다고 인정하였고, 가해자의 행위와 자살 간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민사상 책임, 어디까지인가?>
이 사건에서 민사 법원이 인정한 책임은 다음과 같습니다.
망인의 상사는 민법 제750조에 따라 불법행위자이며, 망인의 회사는 민법 제756조에 따라 사용자책임을 진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회사는 가해자가 과거에도 비슷한 문제로 주의를 받은 전력이 있었고, 팀원 집단 퇴사 등 분명한 경고가 있었음에도 실질적인 관리 감독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책임이 인정되었습니다.

결국, 유족에게 수억 원대의 손해배상액이 인정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예방과 대응은 어떻게?>
직장 내 괴롭힘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사용자가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내부 신고 시스템을 마련해야 합니다. 또 괴롭힘이 발생한 경우 즉각적이고 실효적인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근로자로서도, 단순히 “참자”가 아닌 “기록하자”를 실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메일, 메시지, 회의 내용 등을 증거로 남겨두면 나중에 법적 대응을 할 때 큰 힘이 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괴롭힘이 일상화된 조직 문화를 바꾸는 것입니다. 더 이상 “참고 일하라”는 말로 해결될 수는 없습니다.

<마무리하며>
직장 내 괴롭힘은 감정 싸움이 아니라, 법이 금지한 불법행위입니다. 괴롭힘은 개인의 존엄을 파괴하고, 결국 한 사람의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습니다.

회사가 이를 방관했다면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하며, 상사는 “그럴 의도가 아니었다”는 변명으로 면책되지 않습니다.
CBN뉴스 기자 / 입력 : 2025년 05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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