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CBN뉴스 - 경주 | | [김영길 기자]= 경주시의회 후반기 의장단 구성은 어떻게 될까? 오는 7월 1일부터 임기가 시작되는 후반기 의장단은 의장과 부의장, 그리고 의회운영위원회, 문화행정위원회, 경제도시위원회의 3개 상임위원장이다. 경주시의 시정방향을 실질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수단은 의회가 거의 유일하다.
최근 들어서는 시민단체와 언론의 견제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시민사회의 평가이고 보면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비판기능을 담당해야 하는 의회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의장단의 성향에 따라 제대로 견제기능이 작동될지 아니면 반대로 집행부에 대해 비판기능 없이 어물쩍 넘어가는 의회가 될 것인지 성격이 규정되기 때문이다. 집행부에 대해 힘을 실어줄 때와 견제할 때를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다시 생각해야 할 대의는, 시민들은 자신들이 낸 세금으로 운영하는 집행부 행정에 대해 감시하라고 시의회에 보낸 것이지 집행부에 그냥 동조하라고 보낸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오는 6월 30일로 예정된 임시회까지 21명 시의원들간에는 의견조율이든 선거운동이든 치열한 과정을 거칠 전망이다. 의장, 부의장은 선거 2일전 18시까지 후보자 등록을 하고 선거 시에는 5분 이내 정견발표를 하고 상임위원장은 별도의 등록과 정견발표 없이 의장, 부의장 선거가 끝나고 바로 실시한다.
지난 총선 한달 여 전을 기점으로 시의회가 자연스레 두 부류로 갈라졌다. 당원으로서 당의 공천자가 결정될 때까지 당원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공천자가 결정된 뒤에 말을 갈아타도 늦지 않다는 잔류파 14명과 일찌감치 김석기 당선자에게 줄을 선 박승직,엄순섭,손경익,정문락,최덕규 의원에다 19대 총선 때부터 무소속 의원으로 김 당선자 캠프에 합류했던 김동해(최근 새누리당에 입당) 의원 등 6명이다.
김석기 당선자의 입장에서 보면 이들 6명의 시의원은 득표력은 차치하고라도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들 6명의 시의원들은 자신들이 만든 이름은 아니지만 일단 성골이 된 셈이다.엄밀히 따지면 뒤늦게 합류한 엄순섭, 손경익 의원은 진골이다. 어차피 정치는 타이밍이고 선택이기 때문이다. 나머지 1명은 더민주당 비례 정현주 의원이다. 잔류파 14대 성골, 진골을 합쳐 6명인 셈이다. 1명은 경계에 있다.
총선 전에 잔류파 14명의 의원들은 후반기 의장단 구성을 두고 누가 국회의원이 되든 의장단 구성은 시의원들이 비밀투표로 결정하는 만큼 뜻을 같이하지는 데 의견을 모았다.
국회의원 당선자에게 흔들리지 말자고 합의를 한 것이다. 이 합의가 강제성이나 기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까지는 별다른 이탈이 없는 듯하다. 그러나 2018 제8대 지방선거 후보자 공천도 걸려 있지만 당선자 측의 눈치를 살피지 않기도 어렵고 성골과 진골파 6명이 좀 더 일찍 김 당선자 지지를 선언했다는 이유만으로 내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명분도 약하고 패거리 정치를 한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잔류파 14명 중 현재의 의장단 5명을 빼면 9명이 남는다. 이 9명 중에서 김성수, 이철우 의원만 3선이다. (김성수 의원은 한번 건너 뛴 3선, 이철우 의원은 보궐선거 포함 3선) 시의회도 국회처럼 선수(選數)를 존중하지만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라는 관점에서 존중의 범위는 한계가 있다.
김성수 의원은 전반기 원구성 당시 후반기 의장을 맡기로 했다지만 지금 시점에서 의미있는 것은 아니다. 고령에다 베풀고 살지 못했다는 약점이 있지만 어찌보면 경주에서 시민운동의 선구자로서 집행부 견제에는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철우 의원은 젊은 패기를 앞세워 새로운 의회상 정립에 대한 의욕이 강하지만 아직 정치적 장래를 염두에 두고 의장보다는 부의장에 무게를 두고 있는 듯하다. 그렇다면 2선은 의장이나 부의장이 안될까? 아니다. 다른 도시에서는 초선에 의장을 맡는 경우도 적지 않다. 역량이 있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9명의 의원 중에서는 윤병길 의원이 유일한 2선이다.
지난 번 예결위원장 자리를 다른 의원에게 양보하는 등 의회 내에서 합리적인 성품과 판단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번 원구성에서는 최소한 상임위원장은 맡을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 부의장도 가능성이 있다.
성골과 진골파 중에서 의장이나 부의장, 혹은 상임위원장을 차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치적 소신에 따라 좀 더 빨리 후보자를 선택했다는 게 무슨 잘못이냐며 후반기 원구성에 있어서 차별을 받을 하등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른 당도 아니고 같은 새누리당 소속 후보자를 선택하고 지지한 게 무슨 하자가 되느냐는 생각이다. 지지했던 후보가 낙선했다면 책임을 지고 손해를 감수할 수도 있지만 공천을 받아 당선되었고 같은 새누리당인데 원구성에 있어서 피해를 본다면 그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논공행상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패거리 정치에 희생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3선의 박승직 의원과 2선의 손경익, 엄순섭 의원이 의장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잔류파와의 조율이 관건이지만 의장, 부의장이 못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중에서도 김동해 의원은 무소속으로 연거푸 1등으로 당선된 득표력에다 19대 총선에 이어 소신껏 김석기 당선자를 지지했다는 진정성이 인정되어 적어도 상임위원장 정도는 무난히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무소속의 설움을 완전히 극복하는 셈이다. 이에 대해 김 당선자는 의회 원구성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차원을 넘어 자기를 지지해 준 시의원들이 적어도 손해를 당하지 않도록 보호해 주어야 하는 게 도리가 아니냐는 여론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변수가 있다면 김석기 당선자가 시의회 원구성에 관여하느냐 마느냐다. 국회의원이 시의회 원구성에 관여하여 오히려 역풍을 맞아 시민사회와 의회에서 논란을 빚고 비난을 싼 예를 익히 알고 있는 김 당선자는 시의회의 원구성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렇지만 일부 시민들의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지지선언을 해준 5명 시의원들의 고마움을 저버리기도 그렇고 고민이 적지 않을 것이다. 몇몇 시의원은 처음부터 후반기 의장을 목표로 김 당선자 캠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래저래 김 당선자는 고민이 깊어질 것이다.
특별히 배려해야 할 식구가 있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니만큼 김 당선자의 의중에 관심이 쏠려있지만 다른 역대 국회의원과는 다를 것이라는 예측이다. 원구성에 관여했다가 잡음이 발생하면 거센 역풍을 맞는 게 과거의 뼈아픈 교훈이니만큼 지혜로운 해법을 찾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여기서 후반기 시의회 원구성에 대한 몇 가지 원칙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는 김 당선자 지지선언에 참여한 의원과 공천자 확정 때까지 정수성 의원 편에 있었던 의원과의 구별은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잔류파 14명이 모았던 뜻은 이제 의미가 사라졌다. 만일 그 뜻을 버리지 않는다면 7대 시의회 후반기는 큰 오점을 남길 것이다. 국회의원과도 대립각을 세우는 꼴이 될 것이고 시민들의 비난도 거셀 것이다. 모두 지나간 일이다.
둘째는 선수를 굳이 따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초선과 재선 3선이 무슨 큰 의미가 있는가? 군대 짬밥도 아니고. 의욕과 자질만 있으면 충분하다. 시민들이 초선의원을 시의회에 보낼 때 재선 삼선의원 대접하라고 보내지는 않았다.
셋째는 나눠먹기, 돌려먹기 식의 구습을 지양해야 한다. 현직 의장단과 과거 의장단을 지냈다고 해서 이번에 배제돼야 한다는 것도 이치에 맞지 않다. 특정인이 중임하지 않고 골고루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논리도 일견 타당하지만 의회의 직책이 뭐 신용카드처럼 나눠먹기나 돌려먹기 자리는 아니다. 능력과 열의가 있으면 한번 더 할 수도 있고 다른 자리로 옮길 수도 있다. 의장단이 묘사 떡 나눠먹듯이 하는 자리는 아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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