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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피니트리와 황룡사9층 목탑


이재영 기자 / youngl5566@naver.com입력 : 2023년 08월 25일
↑↑ 글로벌마인드교육원장 오세재
ⓒ CBN뉴스 - 경주
[글로벌마인드교육원장 오세재]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 쯤, 고구려가 삼국통일을 했다면 한국 영토가 더 넓어지지 않았을까 생각을 해 봤을 것이다. 좁은 영토에 살다보니, 그런 생각이 자주 들게 된다. 고구려는 대단한 나라이다.

668년 고구려가  망한 후에, 60년이 지나서 698년 고구려 후손인 대조영이 진국이라는 발해를 세우게 된다. 뿐만 아니라, 고구려 유민의 후손인 고선지는 당나라 장군이 되어 파미르 고원을 넘어 티벳과 소발률을 점령했다. 그리고 서역 72개 나라의 항복을 받고, 타슈켄트 일대의 석국 등을 점령했다. 751년 고선지 군대는 탈라스전투에서 패배했음에도 제지술과 나침판을 서방에 전하고, 이슬람의 동진을 막아냈다.  

고선지의 시대에 이정기라는 고구려 후손은 산동반도의 청주성을 중심으로 세력을 키워나갔다. 자치통감, 구당서 등에 소개되고 있는 이정기는 당의 조정에서는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당나라는 이정기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최고위직인 재상직을 주었지만, 그의 꿈은 당을 정복하는 것이었다. 불의의 병으로 죽지 않았다면 당나라의 역사는 달라졌을 것이다. 결국  782년 그의 아들 이납은 제나라를 건국한다. 중국에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이 일어났다. 제나라는 55년 만에 망해서 당에 흡수 되었다. 

 도대체 무엇이 신라를 고구려보다 위대하게 만든 것일까? 김유신, 김춘추라는 영웅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겠지만, 천년 수도 서라벌, 경주에 서 신라인의 정신이 무엇인가 생각해 본다. 황룡사 9층 목탑이 그것이다. 80m에 이르는 목탑은 지금의 아파트 30층 높이에 이른다. 이 어마어마한 건축물을 세우는데 못을 사용하지 않고 나무와 나무를 일일이 다 끼워 맞춰 올렸다는 것은 더욱 놀랍다. 

 선덕여왕이 왕위에 올랐을 당시 국외 정치 상황은 좋지 않았다. 쿠데타를 통해 권력을 잡은 고구려의 연개소문, 백제의 의자왕은 끊임없이 신라를 압박해왔다. 선덕여왕에게는 과감한 정치적 결단이 필요했다. 당시 놀랄만한 높이의 탑을 세워 신라인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야 했다. 백제의 장인 ‘아비지’를 모셔와 황룡사 9층 목탑을 짓기 시작했다. 층마다 자신들을 괴롭히고 무시하던 주변국들의 이름을 새겼다. 1층부터 차례로 일본, 당, 오월, 탐라, 백제, 말갈, 거란, 여진, 고구려를 새겨 넣었는데, 한마디로 이들을 정복하겠다는 신라인의 의지였다. 신라인들은 고려 몽골 침입 때까지 존재했던 황룡사 9층 목탑을 볼 때마다 호국의 의지를 불태웠을 것이다.

작은 나라로 역경을 이겨내기 위해 대단한 정신력이 필요했다. 그 정신력의 꽃이 화랑도이다. 젊은 화랑들이 무리를 지어 다니면서, 놀 때에도 그들에게 무엇이 필요했다. 세속오계가 바로 그것이다. 사군이충, 사친이효, 살생유택, 교우이신, 임전무퇴의 정신. 그들은 작은 나라였지만, 결코 작은 정신을 가지지 않고, 위대한 정신을 소유했다. 그래서 한 나라씩 정복해 나가면서 1000년 왕국을 이룰 수가 있었다. 고구려에는 이런 정신력이 없었다. 고구려인은 탁월했지만 내분을 이기지 못해 무너졌다. 작은 인생은 없다. 되는대로 사는 마음 때문에 자신이 작아 보일 뿐이다. 

로마의 보도블록은 몇 백 년이 지났는데도 멀쩡하다. Sampietrini는 로마의 역사 지구와 바티칸 시국의 성 베드로 광장에서 깔려있는 사각형 돌을 말한다. 가장 최초로 15세기와 16세기경 고대 로마 도로에서 사용되었다. 가로, 세로 12cm 깊이 17cm로 피라미드처럼 다듬어져 있다. 수백 년 그 위를 지나다닌 마차와 행인들의 신발에 닳아서 매끈매끈해도 무게와 충격에 강해서 잘 깨어지지 않는다. 보도블록의 재질과 두께, 깊이가 다른 품질을 만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위대한 정신이 위대한 인생을 만든다.
이재영 기자 / youngl5566@naver.com입력 : 2023년 08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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