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n뉴스=이재영 기자] 경북문화관광공사(사장 김남일, 이하 공사)는 올 겨울에 걷기 좋은 경북 인문학 산책로 ‘고려 사은길’을 소개한다.
고려시대 말 충절을 지킨 네 명의 성리학자를 뜻하는 '고려 사은(四隱)'은, 각각 영덕의 목은(牧隱) 이색, 영천의 포은(圃隱) 정몽주, 성주의 도은(陶隱) 이숭인, 구미의 야은(冶隱) 길재를 말하는데, 이들은 경북 각지에 다양한 발자취를 남겼다.
■ 영덕 – 목은 사색의 길 영덕군의 블루로드 C코스는 ‘목은 사색의 길’이라 불린다. 축산항에서 시작해 고래불해변까지 이어지는 이 17.5km의 여정은 숲길과 바닷길이 적절히 어우러져 걷는 이에게 다채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특히 이 코스의 중간 지점에 위치한 괴시리 전통마을은 목은(牧隱) 이색(1328~1396)의 출생지로,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 쉬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400년 전통의 영양 남씨 집성촌의 모습을 만날 수 있으며, 목은 이색기념관을 통해 그의 생애와 유산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괴시마을 인근의 상대산(183m) 관어대에도 그의 발자취가 남아있다. 관어대(觀魚臺)는 ‘바위 아래 물고기를 헤아릴 수 있는 곳’이라는 뜻으로, 예로부터 영덕의 맑은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목은 이색과 함께 이언적, 김종직 등 당대의 문장가 30여 명이 관어대와 관련된 42편의 작품을 남겼다. |  | | ↑↑ 영덕 – 목은 사색의 길 | ⓒ CBN뉴스 - 경주 | | ■ 영천. 포항 – 해파랑길 16코스 영천과 포항 일대는 포은 정몽주(1337~1392) 선생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는 역사의 현장이다.
영천 임고면에서는 선생의 학문과 충절을 기리기 위해 창건된 임고서원을 만날 수 있다. 이 서원은 영천 최초의 서원으로, 선생의 위패가 모셔진 문충사와 강당인 흥문당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원 옆 포은유물관에서는 선생의 일대기와 업적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되어 있어, 그의 삶과 사상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할 수 있다.
포항 또한 정몽주와 인연이 많다. 경상북도 동해안 유일의 사액서원인 오천서원은 포항 남구 오천읍에 위치한다. 이 서원은 1588년에 창건되어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가 복원되었는데, 포은의 단심가가 새겨진 표지석도 찾아볼 수 있다.
이어서 오천읍 인근의 해파랑길 16코스를 걸어보자. 이 코스는 흥환보건소에서 시작하여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 도구해변을 지나 송도해변에 이르는 약 19km의 코스다.
특히 도구해수욕장은 백사장 길이 800m의 고운 모래해변으로, 최근 캠핑과 차박 명소로 주목받고 있으며, 삼국유사에 등장하는 연오랑과 세오녀의 전설이 서린 곳이기도 하다. |  | | ↑↑ 영천. 포항 – 해파랑길 16코스 | ⓒ CBN뉴스 - 경주 | | ■ 성주 - 가야산 선비산수길 가야산 국립공원은 경상북도 성주군, 경상남도 합천군과 거창군에 걸쳐 있는 국립공원으로, 1972년 10월 13일에 지정됐다.
해발 1,430m의 상왕봉을 중심으로 1,000m 이상의 산지들이 연봉을 이루며, 총면적은 77.074㎢에 달한다. 가야산은 특히 겨울에 아름다운데, 옥양봉, 석문봉, 가야봉 등 정상 부근에서는 눈꽃 왕국 같은 환상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가야산은 고려 말 삼은 중 한 명인 도은 이숭인(1347~1392) 선생과도 깊은 인연이 있는 곳이다. 특히 가야산 선비산수길 2코스인 ‘가야산 에움길(11.3km)’을 따라 걸으며 이숭인 선생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다.
이 코스를 걸으며 만날 수 있는 청휘당은 도은 이숭인 선생이 유배 시절 후학 양성을 위해 세운 사우이며, 인근의 도은 기념관에서는 도은 선생의 생애와 업적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  | | ↑↑ 성주 - 가야산 선비산수길 | ⓒ CBN뉴스 - 경주 | | ■ 구미 - 금오산 올레길 구미 금오산은 고려 사은의 마지막 인물인 야은 길재(1353~1419)가 은거했던 곳으로 유명하다.
대한민국 1호 도립공원이기도 한 금오산은 2016년에 준공된 금오산 올레길(2.43km)을 따라 걸으며 구경하면 좋다. 제당산책로, 부잔교, 아치교, 데크로드, 콘크리트구간, 흙길산책로 등 다양한 구간이 이어져 걷는 재미가 있다.
금오산 도립공원 내에 자리 잡은 야은역사체험관은 야은 길재 선생의 사상과 학문에 대해 사색할 수 있는 곳이다. 역사체험관 이용객뿐만 아니라 잔디광장 등 금오산 도립공원 이용자의 편의들을 위한 휴게 공간 및 테마정원이 조성되어 있다.
이외에도 금오산에는 채미정, 경모당, 구인재 등 야은 길재 선생과 관련된 다양한 유적이 남아있다. |  | | ↑↑ 구미 - 금오산 올레길 | ⓒ CBN뉴스 - 경주 | |
김남일 사장은 “고려사은길은 경북의 풍부한 역사문화 자원과 수려한 자연경관을 조화롭게 결합한 인문학 산책길”이라고 강조하며, “이번 고려사은길 소개를 통해 경북의 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진 관광이 활성화되고, 경북의 인문학적 가치가 재조명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