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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과 가스라이팅


이재영 기자 / youngl5566@naver.com입력 : 2023년 09월 06일
↑↑ 글로벌마인드교육원장 오세재
ⓒ CBN뉴스 - 경주
[글로벌마인드교육원장 오세재] 서부 아프리카, 인구 868만 명의 작은 나라, GDP가 75억 달러(한국 GDP 1조 5868억 달러, 2020년)인 불어를 사용하는 가난한 나라이다. 그 나라 국민들은 돈을 벌기 위해 외국으로 나가는 것이 꿈이라고 한다. 그곳에 일하는 한국 선교사가 있다. 그는 현지인들에게 ‘토고는 서부 아프리카의 중심이고, 부자 나라이며, 우리는 세계 최고’라는 믿음의 말씀을 3년 동안 계속 전해주셨다.

현실의 어려움을 아는 현지인들로는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는 이야기였다. 그런데 그 이야기를 목회자가 했을 때는 전혀 다르게 들리는 것이다. 그것이 신의 뜻으로 여겨지는 것이다. 현지인 장로가 그 말씀을 반복해서 듣다가 믿음을 가졌다. 제일 먼저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문구점 간판에 크게 ‘최고밖에 없는 문구점’이라고 써 붙였다. 그것은 현실보다 꿈에 가까운 이야기였다. 

어느 날, 한 부인이 가게 앞을 지나가다가 간판을 보고 가게에 들어와 어떤 좋은 문구가 있는지 살펴보니, 영국제, 프랑스제, 미국제, 독일제. 선진국의 문구는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토고 국산품뿐이었다. 발걸음을 돌려서 나가려고 하던 손님은 허접해 보이는 토구 문구만 갖다놓고 팔면서 왜 간판은 최고밖에 없는 문구점이라고 이름을 지었는지 그것이 알고 싶었다.

결국 ‘최고밖에 없는 문구점’이라고 간판을 달았는지를 물어보았다. 그러자 주인은 자신이 가진 마음을 이야기했다. “나도 토고는 가난하고, 어려운 나라라고 늘 생각하고 살았고, 토고에서 만든 것은 질이 떨어진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토고가 서부 아프리카의 중심이고 최고라는 믿음을 가지고 보니까 토고에서 만든 문구류 역시 토고 학생들이 사용하기에는 최고라는 마음이 들었다.”라고 하자 그 손님은 얼마나 충격을 받았는지 한동안 말을 않고 멍하니 있었다. “저는 인도 사람이 운영하는 소티멕스 SOTIMEX라는 회사에서 학용품을 구매해서 납품하는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저도 토고 문구류가 안 좋다고 생각을 해서, 늘 외제 문구류만 찾아다녔는데, 당신과 이야기를 하면서 부끄러웠습니다.

토고가 중심이고 당신 가게에 최고밖에 없다면 오늘부터 당신 가게와 거래하겠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바로 천만 원어치의 학용품을 구매했다고 한다. 그것은 정말로 놀라운 일이다. 이 큰 손 손님은 토고 전역에 학용품을 공급하는 프로젝트 담당자인데 그 뒤로 그 가게의 물건만 사서 납품했다고 한다. 무엇이 손님을 그토록 감동시킨 것일까? 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주인이 가진 애국심과 조국에 대한  믿음이었다. 
 
가스라이팅 gaslighting은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그 사람이 스스로 의심하게 만듦으로써 타인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를 말한다. 계곡살인 이은해가 남편 윤씨를 상대로 가스라이팅을 8년에 걸쳐서 했다고 한다. 가스라이팅이 개인뿐 아니라 단체, 국가를 상대로도 이루어질 수 있지 않은가? 내 삶을 내가 지배하지 못하고, 다른 누군가의 강압에 의해 움직여진다면, 자주권을 상실한 것이다. 

우리가 가난할 수 있지만, 가난에 대해 강박관념을 가진다면, 돈의 종이 되고 말 것이다. 살면서 아플 수는 있고 아파서 삶에 많은 문제들이 생길 수 있지만, 지나치게 건강에 집착하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병의 종이 되고 만다. 코로나 19로 사회적 활동이나 외부활동이 줄어들면서 공복 혈당장애 환자가 늘어났다고 한다. 한국인 10명 중 2명이 공복 혈당장애를 앓고 있다고 한다. 몸이 아플수록, 건강의 절실함을 느낀다. 그런다고 모든 것을 팽개치고 건강에만 매달린다면 그것도 문제다.

살면서 무시를 당하기도 하고, 일이 뜻대로 안 되기도 한다. 그런다고 그것에 너무 마음이 빼앗기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다른 소중한 것을 놓치게 된다. 가난도 즐기고, 아픈 것도 즐기고, 어려운 것도 즐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의 마음도 균형을 잃지 말아야 한다.
이재영 기자 / youngl5566@naver.com입력 : 2023년 09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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