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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명 경주정보고 교장 `문학청춘` 시 부문 신인상 수상


이재영 기자 / youngl5566@naver.com입력 : 2021년 11월 01일
 
↑↑ 이상명 시인(경주정보고 교장)
ⓒ CBN뉴스 - 경주 
[cbn뉴스=이재영 기자] 이상명 경주정보고등학교 교장이 제12회 계간지 ‘문학청춘 (2021년 가을호, 통권49호)’ 신인상에 ‘내전’외 4편의 시가 당선되어 시인으로 등단했다.

왜가리가 수면을 살피며 건너가는 것을 보니 깊은 곳까지 봄이 어른거리나 보다 바닥에서부터 꿈틀거리나 보다 물은 지난 계절 틈 비집고 빠져나가려고 스크럼을 짜고 다녔는지 둘레마다 얼룩꽃 붙은 자리 띠처럼 까맣다 갇힌 물은 물 아니라고, 도랑 따라 계곡 따라 흘러가는 것만 물이라며 출렁이는 몸짓에, 막는 자도 만만치 않다 이중삼중 콘크리트 둘러싸고 두껍게 덧칠까지 해 놓고 버티고 있지만 물이 흐르는지 머무르는지 은밀한 내전은 계속되고 있다 그런 생각이 일렁이는 동안 아까부터 둑에 서 있는 왜가리 눈끝이 향하는 곳엔, 작은 물기 머금은 벽 아래로 아차, 개미떼 개미떼가 무엇을 얼기설기 꿰매려는지 바늘에 달린 실처럼 분주하게 돌고 있다 (내전 전문)

이 작품에서 경주정보고등학교 교장 이상명 시인은 저수지와 물을, 서로 가두려 하고 빠져나가려 하는 싸움의 팽팽한 대결로 잡고 있다. 그러나 이 현상 속에 개입하는 현자(賢者)는 인간이 아니라 왜가리다. 왜가리는 천천히 수면을 살피고, 벽 아래를 천천히 더듬는데, 그는 약간 스며나온 습기를 꿰매려 분주하게 움직이는 개미떼를 천천히 보고 있기까지 하다. 시의 안력이 대단하다.

손진은 시인은 심사평을 통해 “사물에 반응하는 눈이 예리한 시인이다. 거기다가 묘사를 통해 시를 전체적으로 이끌어나가는 밑그림도 뒷받침되고 있다. 작은 사물 하나라도 핵심을 잡아 그 접점을 묘사로 형상화해가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김영탁 시인은 “예리한 촉수와 시력으로 시를 이끌어내는 감각의 힘이 있다. 때로는 겹겹이 숨어 있는 심층을 렌즈에 각인하는 눈썰미와 시를 풍성하고 정겹게 그림화하는 시화일률의 묘미를 갖추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경주정보고 교장 이상명 시인은 "산골짝 첫새벽 찻물을 길러 시심 우려내는 시향에서 거닐며, 시에 겸손하며 경배하는 자세로 시를 대접해야겠다”는 당선 소감을 밝혔다.

이 시인은 대구 출생으로 경북대학교 대학원 교육행정(석사)을 졸업하고, 현재 경주정보고등학교 교장으로 재직중이다.
이재영 기자 / youngl5566@naver.com입력 : 2021년 11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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