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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휘수 월성원자력본부장 인터뷰 ˝한국원전 더 큰 지진에도 안전할까?˝

- 내진설계, 재난대응 체계, 안전설비 등 지진대응 수준 점검 -
- 규모 6.5 내진설계, 시나리오별로 재난훈련, 안전설비 최고수준 -

이재영 기자 / youngl5566@naver.com입력 : 2016년 10월 19일
↑↑ 전휘수 월성원자력본부장(좌)이 CBN 뉴스 박대원 대표이사(우)의 인터뷰에 답을하고 있다.
ⓒ CBN뉴스 - 경주
[이재영 기자]= 지난달 12일 저녁 경주에서 규모 5.1, 5.8 지진의 잇단 발생으로 이에 따른 여진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지진에 대한 경주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규모 5.8 지진은 기상관측 이래 최대 규모의 지진으로 국민들의 체감 지진도 가장 커서 과연 한반도가 지진에 안전한지, 원전 등 위험시설에 대한 대비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지진이 발생한 경주에 위치한 월성원전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원전이 지진에 얼마나 견딜 수 있도록 건설 됐으며 지진에 대응하는 시스템은 얼마나 갖추고 있는지 등을 전휘수 월성원자력본부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집중적으로 살펴 봤다.

Q. 원전은 어떤 곳에 어떻게 건설 됩니까?

A. 우리나라 원전의 입지는 매우 제한적입니다. 원전 입지에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요소는 다량의 물을 냉각수로 끌어들일 수 있어야 하고 원전 가동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단단한 지반에 건설 돼야 합니다. 특히 단단한 지반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지에 단단한 암반이 확인되면 약 20m 깊이까지 파고 들어가서 단단한 철근을 조밀하게 설치합니다. 건물을 암반에 고정시키려는 공정으로 원전에 사용하는 콘크리트도 일반 건물에 사용하는 것 보다 약 두 배 정도의 강도 를 지니는 특수 제품이라 지진에도 튼튼하게 버틸 수 있습니다. 조밀하게 배치 한 철근을 고강도 콘크리트로 둘러싼 벽이 자그마치 1.2m 두께에 이르도록 단단하게 시공합니다.

원전 건설 후보지를 결정할 때는 부지의 지리적 특성, 주변산업·수송·군사시설, 기상·해양 특성, 지질·지진 및 지반 공학 특성 등을 검토해 부지 적합성을 평가합니다. 지반 적합성을 위해 지구물리학적 조사, 야외 지질조사, 단층 연대 측정, 해양물리탐사, 시추조사, 탄성파 활용 물리탐사, 트렌치조사 등 단계적 정밀 조사를 수행합니다.

Q. 원전에서는 지진을 어떻게 계측하고 어떻게 대응합니까?

A. 내진설계는 우리나라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대지진을 예측해 넣고 여기에 여유도를 추가해 결정합니다. 이에 맞춰 원전은 지반가속도 0.2g(리히터규모 6.5수준)로 내진설계가 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일본과 대만 등 세계 지진 빈발 국가의 경험을 토대로 지속적으로 지진 안전성을 보완하고 있습니다.

지진이 원전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측정하기 위해 일반 부지, 주요 설비 등 여러 곳에 지진계측기를 설치해놓고 있습니다. 월성 원전의 경우 월성 1호기와 2호기에 각각 5대, 신월성 1호기에 6대 등 총 16대의 지진계측기가 설치되어 있어 원전 부지뿐 아니라 원자로 건물이나 보조건물 기초와 외벽 등이 받는 지진을 세밀히 측정합니다.

또 일본 후쿠시마 사고 이후 일정규모 이상의 지진이 감지될 경우 원자로가 자동으로 정지되는 지진자동정지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이 설비는 세계에서 대규모 지진이 자주 일어나는 일본과 대만, 미국의 디아블로 캐년 1호기에만 구축되어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전 원전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번 지진을 계기로 2018년 4월까지 주요 안전설비의 내진성능을 규모 7.0 수준으로 높일 계획입니다.

Q. 월성 1~4호기의 수동정지로 경주시민들이 많이 불안해합니다. 이상이 있는 것 아닌가요?

A. 지난달 12일 오후 7시 44분과 8시 23분 지진이 발생하자 한수원은 월성본부, 본사, 고리본부에 지진에 따른 A급 비상을 발령한 후 발전소 전 설비를 점검했습니다.

진앙지에서 27~28km 정도 떨어져 있는 월성원전의 경우 발전소 지진감지기가 동작된 것을 확인한 후 지진 계측값을 분석한 결과, 수동정지 기준인 0.1g(규모 6.0수준)를 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진 파동을 분석한 응답스펙트럼 값이 기준치를 넘어 정지에 따른 준비 및 후속조치를 취한 뒤 정밀 안전점검을 위해 월성1․2․3․4호기를 12일 11시 56분부터 수동으로 정지했습니다. 4시간 안에 수동정지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매뉴얼 수행이 원활히 진행된 것입니다.

발전소 설비는 안전운전이 가능한 수준이었지만 안전 최우선 원칙에 따른 절차서 기준 대로 수동정지를 한 것입니다. 지진에 따른 수동정지 절차서 수행이 처음이었지만 방재훈련을 주기적으로 철저히 하고 있기 때문에 절차대로 잘 대응했으며 월성1~4호기의 정밀 안전점검 결과 문제는 없었습니다.

Q. 지진 경험이 없는 우리나라 원전의 경우 지진대응 매뉴얼이 제대로 갖춰져 있나요?

A. 원전의 주요기기가 받는 충격에 따른 지진 대응 시스템은 3단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지진감지기 작동 시 발전소 영향 보고 △내진설계의 50% 수준에 도달하면 수동정지 후 안전점검 △90% 수준 도달하면 자동정지로 단계별 대응체계가 구축되어 있습니다.

각 발전소의 기준이 되는 지진 계측기에 측정된 값이 지진가속도 0.01g(규모 2~3)가 넘으면 지진자동경보가 울립니다. 경보에 따라 원전 현장에서는 지진상황에 대비하고 주요 안전설비와 구조물 등을 점검합니다.

ⓒ CBN뉴스 - 경주
내진설계(0.2g)의 50%인 0.1g이상(규모 6.0수준)이 되면 원전은 수동정지하게 되어 있습니다. 내진기준에는 한참 못 미치기 때문에 원전을 돌리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일단 수동으로 정지시킨 후 정밀 안전점검을 하는 게 원전 지진 매뉴얼입니다.

내진설계(0.2g)의 90% 수준이 넘지 않는 0.18g(규모 6.4)가 되면 원전은 자동으로 안전 정지됩니다.

Q. 예상 이상의 대형 지진이 닥치면 어떻게 됩니까?

A. 우리나라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대의 지진을 예측한 뒤 여유도를 넣어 내진설계를 했습니다만 만에 하나 예측 불가능한 대형지진이 오면 어떻게 될지 불안해하는 국민들이 많습니다.

이를 대비해 월성 1호기와 고리 1호기 등 계속운전을 하고 있는 원전을 중심으로 스트레스 테스트가 실시됐습니다. 스트레스 테스트는 설계기준 이상의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원전 주요기기의 안전성을 테스트하는 것으로 지진가속도 0.3g(규모 7.0)의 지진이 발생해도 기기의 건전성이 유지되는 것으로 결과가 나왔습니다.

또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우리나라에는 타산지석(他山之石)이 됐습니다. 우리나라 원전은 지진과 해일에 대비한 설비를 대폭 늘리고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는 안전 시설을 대폭 강화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 국내에서는 원자력 시설에 대한 안전 점검이 이뤄졌고 구조물의 안전성을 확인한 후 침수 가능성을 대비한 전력 및 냉각계통을 강화했습니다. 부지고가 상대적으로 낮은 고리원전에는 해안방벽을 구축했고 비상발전시스템이 무력화되는 등 최종 열제거원이 상실될 때를 대비하기 위해 4개 원전 본부에 이동형발전차도 도입했습니다.

덧붙여 최악의 시나리오를 짠 후 대비책을 만들었습니다. 노심이 녹아내리는 중대사고가 발생 하더라도 방사능 누출이 없도록 전원 없이도 격납건물에서 발생하는 수소를 제거할 수 있는 피동형 수소제거설비를 모든 원전에 설치했습니다. 또 압력이 높아져 격납건물이 손상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격납건물 여과배기계통을 설치하고 있으며 원자로에 냉각수를 공급하기 위한 원자로 비상냉각수 외부 주입유로를 설치했습니다.

Q. 경주지진으로 인해 불안해하는 경주시민들을 위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이번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현재 설계와 대책이 충분한 것인지 재평가를 해봐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합니다. 이러한 평가는 다양한 의견 수렴을 해야겠지만 보편타당한 과학적인 방법으로 시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국가적 차원에서 지진대책에 대한 재검토를 해야 됩니다. 이번 지진 직후에 정부에서도 에너지 산업시설에 대한 지진 방재대책을 점검하고 후속조치도 발표했습니다.

특히 기존의 규모 6.5인 원전 내진성능을 규모 7.0에 견딜 수 있도록 주요 안전계통에 대한 내진 보강 작업을 가속화해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추진 중인 전 원전에 대한 내진보강 작업을 2018년 4월 까지 완료할 예정입니다. 또, 전 원전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조기에 실시하고, 특히 이번 지진발생 지역의 인근에 위치한 월성, 고리 본부에 대해서는 2017년말 까지 완료할 예정입니다.

원자력발전소는 최초 설계 단계부터 충분히 안전하도록 설계되어 있고 전문 기관에 의해 매우 엄격하게 규제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전에 해한 경주시민 여러분께서 상당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앞으로도 시민들의 눈높이에서 솔직한 소통이 이루어지도록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재영 기자 / youngl5566@naver.com입력 : 2016년 10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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