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 기자]= ‘경주시 장수축구단’은 평균연령 70세의 축구클럽으로 남다른 축구사랑이 화제가 되고 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라는 말이 무색하게 세월을 거꾸로 살아가는 50년 축구사랑의 열혈 청년들이 그 주인공들이다.
평생을 한 우물을 파기란 쉽지가 않는 법이다. 그러나 50여년을 오로지 축구와 함께 살아온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의 삶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축구는 우리들 인생과 닮아 있다. 그라운드를 누비면서 골을 넣기 위해 정신을 집중하고 모든 에너지를 쏟다 보면 근심걱정이 사라지고 자신감과 삶에 대한 애착이 무한정 커진다.”고 김병수 경주시 장수축구단장(74)은 말했다.
회원들은 매주 화. 금요일 정기적으로 내남면 생활체육공원에서 2시간씩 연습을 하고 경기를 치른다.
각자 직장이나 하던 사업에서 물러나 은퇴자의 삶을 살아가지만 축구를 하는 순간에는 지금도 현역이며 항시 자신감에 차있다. 그러다 보니 70세가 넘어도 잔병치레 하나 없이 활기차고 건강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상주에서 열린 ‘경북도민 어르신 생활체육대회’에서 나이가 10년이나 젊은 선수들과 경기를 치러 아깝게 패했지만 경기내용은 훨씬 뛰어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장수축구단을 말할 때 빠지지 않는 사랍이 있다.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이자 장수축구단 기술고문으로 있는 김학기 옹(70)이다. 그는 암울했던 시기 대한민국을 알리고 국가의 명예를 높이는 거의 유일한 스포츠였던 축구 국가대표선수로서 태극마크를 달고 세계를 무대로 활약했다.
그런 그가 70이 넘은 나이에 지역사회에서 회원들을 상대로 축구를 가르치고 같이 운동하면서 사회에 봉사하는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현역시절 그라운드를 누비던 호랑이 같던 그의 눈빛은 이제 이웃과 함께 삶을 즐기고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모습의 선한 눈빛으로 다가온다.
장수축구단은 현재 50여명의 회원이 참여하고 있으며, 평균연령이 70세다. 대부분 축구를 좋아하여 평생을 공과 함께 살아온 생활체육인들이다. 아직도 기술을 익히고 새로운 전략을 짜며 경기출전을 앞두고는 가슴이 설레곤 한다.
이들의 삶속에는 은퇴자의 쓸쓸한 모습이나 외로움은 찾아 볼 수 없다. 오직 삶의 여유와 자신감에서 묻어나는 미소가 얼굴 가득히 번지는 멋진 청년들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