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N뉴스 안영준기자]= 애비야 ! 집에 언제오노?
어무이 ! 오늘도 행사준비로 야근이시더. 먼저 밥 잡수소.
무슨 놈의 행사가 밤, 낮 그칠 많노? 밥은 어쨌노? 어느 공무원이 노모와 통화 내용이다.
올해 경주에는 유독 가을에 행사와 축제가 많다, 봉황대 뮤직스퀘어 ‘이스탄불 in 경주 2014’와 ‘2014 한류 드림 페스티벌’, 2014 동아일보 경주 국제 마라톤 대회, 제7차 세계 물 포럼, 제31회 경주 시민 체육대회 ‘제42회 신라문화제’ 등에 그야말로 가을 축제의 공화국이다.
축제와 행사의 도시답게 읍 ‧ 면 ‧ 동 또한 여기에 가세한다. 지역별 체육대회, 등반대회, 화합 한마당 각종 행사 등이 다양하게 펼쳐진다.
하지만 이처럼 많은 축제에 죽을 맛은 담당 공무원들이다.
이들에게 주말이란 먼 옛날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이야기다.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행사준비로 불 꺼지지 않은 사무실은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2014 ‘한류드림콘서트’ 또한, 공무원에겐 그 무게를 한층 더 가중한다.
한 달 전부터 여기저기 티켓 구해 달라 아우성에 심한 스트레스를 앓는다.
기관단체장과 시.도의원들도 여기에 뒤질세라 가열차게 달린다.
현재 경주시의회는 행정사무감사가 열리는 중이다.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지역구에 얼굴을 비춰야 하고 하루종일 정해진 스케줄에 의해 바쁜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서 동분서주하는 모습이 안쓰럽기까지 하다.
심신이 피로에 찌든 상태에서 현재 열리고 있는 행정사무감사가 제대로 이루어질지 염려스럽다.
마우나 리조트.세월호 대형 참사로 경주지역은 직격탄을 맞았다.
수학여행으로 특수를 누려야 할 숙박시설은 예약이 취소되고 상가마저 문을 닫는 실정에 지역 경제는 빨간 불이다.
그런데도 대책은 커녕 봄철 밀린 행사를 가을에 한다니 이어달리기도 아니고 개가 웃을 일이다.
어떻게든 책정된 행사의 예산은 막무가내 쓰고 보자는데 아쉬움이 남는다.
시민의 혈세가 투입되는 이 모든 행사는 개최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닐 것이다.
아끼고 절약하여 주최 측의 명의로 좋은 일을 할 수 있다면 더없이 보람이 있을 것이고
예산을 자진 반납 한다면 시민들은 환영하고 따듯한 박수를 보낼 것이다.
행사를 주관하는 주최 측이나 후원 측은 이에 대해 시민들의 뜻을 살펴서 현명한 판단을 해야 할 것이다.
또, 읍.면.동은 여러 개의 행사를 하나로 묶어 보다 질 높고 실속 있는 축제로 거듭남이 마땅치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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