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CBN 뉴스 | | [CBN뉴스 이재영 기자]= 서라벌을 터키문화로 물들이고 있는 ‘이스탄불 in 경주 2014’. 이 행사에서 주목받는 공연은 많다. 그 가운데서도 예술적인 가치가 단연 돋보이는 터키 연극 한 편이 한국 관객들을 만나 삶에 대한 수수께끼 같은 심오한 메시지를 던졌다.
연극 ‘오윤(OYUN 게임)’ 이다. 내용은 보는 이에 따라 다르지만 다소 난해하다. 하지만 15명의 배우가 15개의 좁고 까만 큐브 속에서 보여주는 환상적인 호흡과 조화는 압권이다.
초반부에는 대사가 없는 ‘소리 없는 외침’으로만 진행된다. 중반부터 마지막 까지는 같은 대사를 4번 반복한다. 반복할 때마다 템포는 점점 빨라진다. 전혀 배경음악이 없고, 노래도 없다. 오로지 침묵과 대사, 몸짓으로 리듬을 만든다.
올해로 100주년을 맞은 이스탄불시립연극단이 자부심을 갖고 발표한 작품이다. ‘오윤’은 노벨문학상 수상자 사무엘 베케트가 1963년 집필한 단편극으로, 터키 최고의 감독 샤히카 테칸드가 리메이크 했다.
| | | | ↑↑ 연극 오윤 조감독 나기한 규르칸 | ⓒ CBN 뉴스 | | 지난 13~15일 세 번의 공연을 마무리하고, 3천명의 한국 관객에게 ‘물음표’를 갖게 한 오윤 조감독 나기한 규르칸을 만나봤다.
Q. 연극 무대 구조와 인물 배치가 독특한데 그 이유는
A. 극에는 주요 인물이 3명 등장한다. 하지만 무대에 올라가는 배우는 15명이다. 이유는 3명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이것은 샤히카 테칸드 감독만의 고유한 스타일이다. 또한 사무엘 베케트의 원작 의도를 가장 잘 표현했다고 평가 받고 있다.
Q.극의 전개과정에 대해 이야기 한다면
A.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두 여인과 한 남자가 잿더미 속에서 얼굴만 내밀고 벌이는 치정극이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특정 커플에 국한되는 사랑이야기가 아니다. 궁극적으로 2차 세계대전 이후 작은 세계에 갇힌 현대인들의 비극을 그리고 있다. 휴먼드라마에 가깝다.
남녀의 삼각관계를 보여주면서 모든 인간관계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작은 큐브는 집이 될 수도 있고, 사무실이 될 수도 있다. 모든 사람들이 있는 자리다.
사람들은 좁은 곳에서 살아가고 있고, 자유를 원하지만 말로 표현하지 못한다 이는 자유를 상실한 현대인의 슬픈 모습을 강조하며 관객들로 하여금 그 비극을 계속 상기시킨다.
Q. 관객에게 주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A.‘오윤’은 대중들이 흔히 느끼는 갈등을 극중 인물을 통해 표현하고 해결책과 카타르시스를 주는 일반적인 연극이 아니다.
현실에서 대부분의 대중들이 그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고 어려워하는 삶의 과정 자체를 다뤘다. 여기서 더 나아가 그 삶 자체가 우리 인생에서 가장 큰 아름다움이자 가장 큰 가치임을 부각시켰다.
Q. 오윤을 가지고 한국에 온 이유는.
A.한국의 가장 전통적인 도시 경주에서 터키의 가장 현대적인 연극을 보여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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