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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행복학교,제8회 문해(文解)한마당 효도잔치 열려

-내 나이가 어때서... 공부하기 딱 좋은 나인데~!
안영준 기자 / ayj1400@hanmail.net입력 : 2014년 05월 14일
ⓒ CBN 뉴스
[안영준 기자]= 경주행복학교(교장 서영자)는 5월 8일, 9일, 13일 3일간에 걸쳐 오후 1시, 경주행복학교 교실에서 학생인 어르신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8회 문해한마당 효도잔치”를 열었다.

매년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진행하던 행사를 이번에는 최근 세월호 침몰사고로 희생된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을 애도하는 마음속에서 행사를 축소하여 조용한 분위기로 개최하였다.

경주행복학교는 어머니가 늦깎이 학생이고 자녀가 스승이 되어 함께 어우러지는 어르신 배움터이다. 가난해서 못 배우고 남녀차별로 못 배운 200여명의 60~80대 백발소녀들이 정성스럽게 한 글자 한 글자, 한글을 배워 나가는 곳이다.

처음 입학할 때는 이름과 주소만이라도 마음대로 쓰고 싶어서 들어왔지만 배움이 무엇인지, 목마른 세월을 살아오신 어르신들은 다음 단계로의 수준을 높여가며 오늘도 배움에 열심이다.

자녀들과 떨어져 홀로 지내시는 어르신들은 무료한 생활을 보내다가 학교를 다니면서 배움에 재미를 붙이고, 동창들과 어울려 지내면서 홀로서기를 거뜬히 해나가기도 한다.

경주행복학교의 어르신들은 글을 배워 자신의 이름을 쓰고 주소를 쓰게 되면서 집배원이 와도 겁내지 않고, 각종 관공서를 이용할 때도 자신감이 생겨 그렇게 무섭게 들리던 ‘주소, 이름 써주세요’하던 소리에도 당황하지 않고, 공과금이 나오면 얼마인지 알 수 있어 직접 낼 수 있고, 가족들이 붙여주는 용돈도 금융기관에 가서 직접 찾아오는 등 자신의 삶의 수준이 높아졌음에 자존감을 느끼며 행복해 한다.

경북평생학습상이나 전국한글백일장에 도전하여 수상을 하기도 했으며, 교내 한글날기념 백일장에서 어르신들은 가슴에 묻어 두었던 아픈 상처를 글로 표현하시며, 그 동안 못 다한 이야기들을 솔직히 털어 놓기도 하신다. 가르치지 못 했다고 오랫동안 부모 원망하던 마음도 비우고, 다음 단계로의 성취감을 향하여 열정을 쏟으며 경주행복학교의 백발소녀 어르신들은 스스로 마음치유를 하며 자아실현의 단계로 승화시켜 나가고 있다.

경주행복학교는 1997년 9월 개교하여 배움의 기회를 놓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문해교육사 등 뜻있는 여러 선생님들이 오전시간을 할애하여 17년째 사랑으로 가르치고 있다.

그 동안 청년회의소와 한림야간중고등학교의 배려로 더부살이를 해왔지만, 이제는 그 조차도 여의치 못해 올해 9월이면 교실을 비워주어야 한다. 어르신 200여명의 배움 터전을 마련하기 위해 경주행복학교를 아끼는 단체인 「경주행아단」 단원들과 경주시, 경주시의회, 그리고 어르신 학생들의 가족들이 함께 노력하고 있다.

하루 빨리 마음 편하게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겨 어르신 학생들도 일반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당당하게 학교에 다닐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온 가족과 함께 간절히 기도해 본다.

경주시는 문해교육 활성화를 위하여 경주행복학교와 한림야간중고등학교 등에 28백만원의 예산을 매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올해 국․도비 공모사업(성인문해교육지원사업)에 선정되어 31백만원의 예산지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안영준 기자 / ayj1400@hanmail.net입력 : 2014년 05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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